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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찰+밸업 글쓰기 사례

국민주권은 권력 연장의 명분이 될 수 없다 (11)

by 밸업가이드 김종태 2026. 7. 29.

개헌은 시대 변화에 맞춰 기본권과 권력 통제 장치를 보완하는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국민주권을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연임 가능성을 정당화하는 언어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Answer Nugget

국민주권은 국민이 헌법을 통해 국가권력의 범위와 한계를 정한다는 원칙이지, 현직 권력자의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아니다. 현행 헌법 제128조 제2항은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의 효력이 개헌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미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개헌은 필요하다. 그러나 개헌의 필요성과 현직 권력의 이해관계는 철저히 분리되어야 한다.


1. 개헌은 더 좋은 민주공화국을 위한 시대적 과제다

1987년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와 5년 단임제를 확립하며 권력의 장기 집권을 막고 민주주의의 기초를 세운 역사적 성취였다.

그러나 현행 헌법이 만들어진 이후 대한민국 사회는 크게 달라졌다. 인구 감소와 초고령사회, 기후위기, 인공지능 전환, 생명과 안전의 위기, 높아진 인권의식은 새로운 헌법적 응답을 요구하고 있다.

 

개헌은 특정 정치인의 권한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를 넓히고 국가권력의 남용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기 위한 작업이어야 한다.

 

헌법 전문에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충실히 반영하고, 계엄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생명안전권과 환경권, 미래세대의 권리를 보완하는 논의는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2. 개헌의 필요성과 개헌을 말하는 방식은 다르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2026년 7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과 관련해 국민 여론과 국민의 선택에 관한 문제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논란이 커지자 7월 29일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헌법 제128조 제2항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의 해명은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한 차례의 발언만으로 국회의장의 의도 전체를 단정하거나 과도하게 확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최초 발언이 낳은 위험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문제를 ‘국민의 선택’이라는 언어로 설명하면, 현행 헌법이 명시적으로 차단한 문제까지 정치적 합의나 여론에 따라 허용할 수 있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국회의장이 개헌 논의를 주도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언어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은 일반 정치인의 발언보다 훨씬 크다.


3. 헌법 제128조 제2항은 권력의 자기연장을 막는 안전장치다

대한민국 헌법 제128조 제2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

이 조항은 단순한 법률 문장이 아니다.

 

재임 중인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거나 다시 출마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다.

 

따라서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될 수 있는 연임 문제는 “국민이 원하면 가능한가”부터 물을 사안이 아니다. 헌법이 왜 이 문제를 별도의 조항으로 차단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헌법 제128조 제2항이 유지되는 한,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의 효력은 개헌안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 미칠 수 없다.


4. 국민주권은 헌법을 건너뛸 권리가 아니다

국민의 뜻은 민주주의에서 가장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민주권은 다수의 의사만 확인되면 헌법의 명문과 절차를 넘어설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국민주권은 국민이 헌법을 통해 국가권력을 만들고, 권력의 범위와 한계를 정하며, 그 권력이 경계선을 넘지 못하도록 통제한다는 원칙이다.

 

국민의 뜻은 특정 권력자의 필요에 따라 즉흥적으로 동원되는 여론과 같지 않다. 국민의 뜻은 헌법이 정한 절차와 숙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실현되어야 한다.

국민주권과 헌법주의는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헌법주의는 국민주권을 약화하는 장치가 아니다. 권력자가 ‘국민의 뜻’을 앞세워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예외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국민주권의 제도적 형태다.


5. 헌법은 권력자의 선택지가 아니라 국민이 그은 경계선이다

헌법은 국민이 권력자에게 부여한 권한의 목록이다. 동시에 그 권한이 넘어서는 안 되는 한계를 기록한 문서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권력을 위임했다고 해서 권력자가 헌법의 경계까지 임의로 바꿀 권한을 얻는 것은 아니다.

 

헌법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좋은 권력자를 기대하는 데 있지 않고, 어떤 권력자도 넘을 수 없는 제도적 한계를 세우는 데 있다.

 

현직 권력자에게 직접적인 정치적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개헌은 내용이 정당한지에 앞서 절차의 공정성과 동기의 순수성을 의심받기 쉽다.

개헌 논의가 시작부터 특정 정치인의 임기나 출마 가능성과 연결된다면, 생명과 안전, 기본권과 권력구조 개편이라는 더 중요한 의제까지 정략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6. 사사오입 개헌이 남긴 역사적 경고

우리 헌정사는 헌법이 권력을 제한하는 장치에서 권력을 연장하는 수단으로 바뀔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 준다.

1954년 사사오입 개헌의 핵심은 초대 대통령에게만 중임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를 만드는 것이었다. 당시 개헌안은 국회 표결에서 정족수에 미달해 부결되었지만, 자유당 정권은 이른바 ‘사사오입’ 논리를 내세워 가결을 선언했다.

당시에도 국민의 뜻과 국가적 필요, 정치적 안정이라는 명분이 동원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헌법에 특정 권력자를 위한 예외를 만든 사건으로 기록됐다.

 

헌법이 권력을 통제하는 장치가 아니라 권력 유지의 도구가 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가장 먼저 상처를 입는다.

 

오늘의 상황을 사사오입 개헌과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현직 권력자의 임기 문제를 국민의 뜻이라는 언어로 설명할 때 특별한 경계심이 필요한 이유는 역사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7. 국회의장의 언어가 더욱 신중해야 하는 이유

국회의장은 특정 정당 출신의 정치인이기 이전에 입법부 전체를 대표하는 헌정기관의 책임자다.

개헌안의 특정 내용을 먼저 주장하기보다 서로 다른 정당과 시민이 신뢰 속에서 개헌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장이 가장 먼저 피해야 할 언어는 개헌이 현직 권력자에게 유리하게 설계될 수 있다는 의심을 낳는 언어다.

 

개헌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매우 엄격한 절차다. 그만큼 개헌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적 계산보다 폭넓은 사회적 신뢰가 필요하다.

한 번 훼손된 개헌의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개헌 논의를 주도하는 사람일수록 무엇을 말하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들릴 수 있는가까지 살펴야 한다.


8. 지금 개헌 논의가 집중해야 할 의제

좋은 개헌은 권력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개헌이 아니다. 시민의 존엄과 안전을 더 두텁게 보호하고 국가권력의 남용 가능성을 줄이는 개헌이다.

 

개헌 의제핵심 방향

1. 민주주의의 역사 민주화운동의 가치와 헌법정신 반영
2. 권력 통제 계엄권과 비상권한에 대한 통제 강화
3. 생명과 안전 국가의 생명보호·재난예방 책임 명확화
4. 환경과 기후 환경권과 미래세대 권리 보완
5. 디지털 전환 개인정보와 인간 존엄 보호
6. 권력구조 임기 문제가 아닌 책임성과 견제 강화

 

개헌의 중심에는 현직 대통령의 정치적 가능성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와 민주공화국의 미래가 놓여야 한다.

 

권력자의 임기와 출마 문제부터 논의하면 개헌은 정쟁이 된다. 시민의 권리와 권력 통제부터 논의하면 개헌은 미래를 위한 사회적 계약이 될 수 있다.


밸업 메시지

국민주권의 가치는 국민이 무엇이든 결정할 수 있다는 데만 있지 않다.

국민이 스스로 만든 헌법으로 권력을 제한하고, 누구도 자신만의 예외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데 국민주권의 더 깊은 힘이 있다.

민주주의는 좋은 권력자를 믿는 제도가 아니라, 모든 권력이 지켜야 할 경계선을 함께 세우는 제도다.


3줄 결론

개헌은 대한민국이 변화한 시대에 맞춰 기본권과 권력 통제 장치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주권은 현직 권력자의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정당화하는 언어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헌법을 고치려는 사람일수록 헌법이 권력 앞에 그어 놓은 안전선을 먼저 존중해야 한다.


CTA

개헌 논의를 정치인의 임기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 생명과 안전, 권력 통제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


FAQ

Q1. 현직 대통령도 개헌 후 연임할 수 있나?

 

현행 헌법 제128조 제2항에 따르면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헌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다. 따라서 해당 조항이 유지되는 한 현직 대통령에게 직접 적용될 수 없다.

 

Q2. 국민투표에서 찬성하면 현직 대통령에게도 적용할 수 있나?

 

국민투표는 헌법 개정 절차의 중요한 단계지만, 국민투표만으로 현행 헌법의 특정 조항을 건너뛸 수는 없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적용 문제는 헌법 제128조 제2항의 내용과 개정 절차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Q3. 국민주권과 헌법주의는 충돌하지 않나?

 

충돌하지 않는다. 국민주권은 국민이 헌법을 만들고 국가권력을 통제하는 원리이며, 헌법주의는 그 국민주권이 권력자에 의해 자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제도화한 원리다.

 

Q4. 대통령 연임제나 중임제 논의 자체가 잘못인가?

 

그렇지 않다. 대통령 연임제나 중임제는 책임정치와 정책의 연속성, 권력 집중 가능성 등을 함께 검토할 수 있는 개헌 의제다. 다만 새 제도의 적용 시점과 현직 대통령의 이해관계는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

 

Q5. 개헌에서 가장 먼저 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특정 정치인의 임기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 기본권, 계엄권 통제, 환경과 미래세대의 권리,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책임성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