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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업가이드의 칼럼

검찰의 보완수사가 사라진 자리, 누가 피해를 보고 득을 볼까?

by 밸업가이드 김종태 2026. 8. 1.

수사·기소 분리는 필요하다. 그러나 피해자를 구할 장치가 함께 설계될 때만 정의가 된다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보면서 미래를 예측해 본다. 나는 법률전문가가 아니다. 그래서 법조계의 공개 의견, 보도된 법안 내용, 실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례를 살펴보며 다음과 같은 주제로 조심스럽게 글을 써 본다.

이 글은 검찰의 권한을 되살리자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없애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것도 아니다. 내가 묻고 싶은 것은 한 가지다.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진 뒤, 경찰 수사의 누락과 지연, 편파 가능성을 누가 실제로 바로잡을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가 홀로 남겨지지는 않을 것인가의 불안과 염려이다.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은 검사의 직접수사와 직접 보완수사를 없애고,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시정·재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데 있다. 검사는 직접 증거를 찾기보다, 경찰 수사를 점검하고 필요한 수사를 요구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이 변화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검사가 수사와 기소를 함께 장악하면, 관심 있는 사건은 더 깊이 파고들고 관심 없는 사건은 소홀히 할 위험이 있다. 이를테면 편파수사 혹은 선택수사(Selective Investigation·권력이나 관심에 따라 특정 사건을 골라 수사하는 것)라고 부를 수 있다. 과거에 이와 같은 폐해가 많았다.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남아 있으면, 수사가 별건수사(Separate-case Investigation·원래 사건과 직접 관계없는 혐의까지 넓혀 수사하는 것)나 장기수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민변 사법센터는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가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까지 하면, 억울한 피의자와 피고인이 생길 위험을 막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수사·기소 분리는 검찰권 남용을 줄이고, 일반 시민과 피의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개혁일 수 있다. 이 원칙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좋은 원칙은 이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직접 보완수사권이 없어진다고 해서 경찰에 대한 통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개정 방향에는 보완수사 요구권, 시정요구권, 재수사 요구권이 남아 있다. 그러므로 핵심은 ‘통제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다.

진짜 쟁점은 남겨진 간접 통제(Indirect Control·직접 수사하지 않고 요구와 점검으로 통제하는 방식)가 실제 수사 현장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강하게 작동하느냐에 있다.

검사가 “이 증거를 더 확인하라”고 요구했을 때, 경찰은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이행해야 하는가. 이행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만 이행하면 누가 책임지는가. 최초 수사를 한 기관의 오류를 다시 그 기관이 고치는 구조라면, 피해자는 어느 단계에서 독립적인 재검토를 받을 수 있는가.

광주 여고생 살해사건은 이 질문을 무겁게 만든다. 이 사건에서는 초동수사와 증거 확보를 둘러싼 논란, 피의자 부친과 경찰 수사팀 사이의 유착 의혹, 증거인멸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관련 정황이 드러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 사건을 들어 “어느 수사기관이든 외부 견제에서 벗어나면 사건의 실체가 묻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민생·중대 사건 등 일정 범위에서는 제한적 직접 보완수사 또는 전건송치(All-case Transfer·수사기관이 종결한 사건을 다시 점검하도록 넘기는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물론 이 사건 하나로 검찰 보완수사가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고 결론 낼 수는 없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강간살인 혐의(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의 보완수사 요청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관련 사실관계는 수사와 재판을 통해 최종적으로 가려져야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은 한 가지 원칙을 보여 준다. 수사기관의 실수나 누락, 혹은 편파 가능성이 있을 때 그것을 발견하고 바로잡을 제도적 통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정의는 어느 한 기관의 선의에 맡길 일이 아니다. 정의는 서로를 견제하는 절차와 원칙 및 제도 위에서만 오래 버틴다.

더 깊이 걱정되는 것은 절차의 격차다.

피해자와 사회적 약자는 수사가 부실하거나 지연될 때, 무엇이 빠졌는지 스스로 알아내기 어렵다. 보완수사를 직접 청구할 권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검사가 직접 수사를 통해 누락을 발견·보완하던 통로가 사라지면 피해자는 보완수사 요구와 재수사 요구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스스로 더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수사기록을 충분히 보지 못하고, 불송치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며, 수사 진행조차 통보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겠는가.

그 과정에서 기록을 분석하고 의견서를 내고 이의를 제기하려면 법률 조력(Legal Assistance·변호사 등의 법률적 도움)에 더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돈과 시간, 정보가 부족한 피해자에게 그 부담은 더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정보와 경제력, 변호인단을 갖춘 피의자나 권력자 및 정치인들은 절차의 빈틈과 지연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 특정 정치인이나 가해자가 이 법으로 이미 이익을 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아직 법의 실제 운용 결과가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다만 피해자의 기록 접근권, 이의제기권, 독립적 재수사 통로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면, 제도는 형식상 모두에게 같은 법이어도 실제로는 강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할 수 밖에 없다.

법 앞의 평등(Equality Before the Law·모든 사람이 같은 법의 보호와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같은 조문을 적용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돈과 정보가 부족한 피해자도 강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실질적 평등(Substantive Equality·현실의 조건 차이까지 고려해 권리를 보장하는 평등)이다.

민변 회원 403명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도, 직접 보완수사를 전면 폐지할 경우 가장 필요한 보완책으로 보완수사 요구 제도의 실효성 강화가 꼽혔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는 수사 진행 상황 통지, 기록 열람·등사, 불송치 이유의 상세화, 이의제기권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높게 나타났다.

한편 민변 사법센터는 보완수사권이 피해자 보호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보완수사 요구권·시정요구권·재수사 요구권, 기록 검토권, 이의신청 제도, 수사심의위원회 등을 제대로 설계하면 검찰의 직접수사 없이도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이 개혁의 시험대가 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없애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빈자리에 피해자의 알 권리, 기록 접근권, 신속한 이의제기권, 독립적인 재수사 통로, 사회적 약자 사건의 증거보전 장치를 실제로 작동하게 만들어야 한다.

법원행정처도 보완수사권 폐지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보면서, 제도 변화의 부작용을 막을 충분한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제 평가 기준은 분명하다.

검찰의 권한을 얼마나 없앴는가가 아니다. 경찰이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갖게 됐는가도 아니다. 피해자가 부실수사와 수사지연 앞에서 실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한 기관의 오류가 다른 기관과 독립 절차를 통해 바로잡힐 수 있는가가 기준이어야 한다.

수사·기소 분리는 민주화의 중요한 열매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힘없는 피해자는 더 외로워지고, 정보와 자원을 가진 강자는 더 유리해진다면, 그것은 민주화의 완성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불평등의 시작일 수 있다.

민주화의 꽃봉오리는, 과연 이렇게 피어나야 할까?

📚 참고 자료

법사위 의결안의 보도된 핵심 구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폐지, 보완수사·재수사 요구 절차 구체화. 서울신문·연합뉴스, 2026. 7. 28.
https://www.seoul.co.kr/news/politics/2026/07/28/20260728500288

대한변호사협회의 장윤기 사건 관련 제한적 보완수사·전건송치 검토 제안. 연합뉴스, 2026. 7. 10.
https://www.yna.co.kr/amp/view/AKR20260710082400004

민변 회원 403명 설문: 보완수사권 폐지 시 보완수사 요구 제도 실효성 강화와 피해자 절차권 보완 필요. 연합뉴스, 2026. 7. 7.
https://www.yna.co.kr/view/AKR20260707142851004

민변 사법센터의 직접 보완수사 폐지 및 간접 통제 장치 강화 주장. 연합뉴스, 2026. 7. 22.
https://www.yna.co.kr/view/AKR20260722121000004

법원행정처의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보완방안 필요 의견. 연합뉴스, 2026. 7. 12.
https://www.yna.co.kr/view/AKR20260712019800004

※ 이 글은 공개된 법안 보도와 법조계 의견을 바탕으로 한 시민적 제도 비평이다. 법사위 의결 대안의 최종 전문이 공포 법령으로 확정·공개되면, 각 조문과의 대조·보완이 필요하다.